특히 “10년 동안 영어 공부했는데 왜 아직 이 모양일까?” 혹은 “언제쯤이면 영어가 술술 나올까?” 고민하셨던 분들이라면 더욱 귀 기울여주세요! 영어 실력이란 게 참 신기해서, 꾸준히 한다고 매일매일 자라는 게 아니더라고요. 마치 계단처럼, 한동안 제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훅! 하고 한 계단 올라서는 경험, 다들 있으신가요? 오늘은 바로 그 ‘계단식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계단식

## 10년 차 영어 학습자의 솔직한 고백 타임!

가끔 SNS에 영어 원서를 읽거나 영어로 짧은 글을 쓴 기록을 올리곤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와, 영어 정말 잘하시네요~”라는 말을 듣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 아직 멀었어요!”라고 대답하기 바빴답니다. 왜냐하면 제 스스로는 제 영어 실력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아마 이런 오해는 제가 90년대에 영어 교육을 받은 세대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세대는 대부분 문법 위주, 독해 위주로 영어를 배웠잖아요? 큰 소리로 읽거나 말하는 건 어색해하면서, 밑줄 긋고 문제 푸는 데는 익숙했죠. 그래서 원서 좀 읽고, 영어로 끄적거리는 모습만 봐도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10년 전 저를 떠올려보면, 지금의 제 모습이 그때 막연히 바라던 이상향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높아만 보이던 산이었는데 말이죠!

### 90년대 영어 교육, 우리들의 조금은 특별한 출발점

생각해보면, 우리 세대의 영어 교육은 참 독특했어요. 입 한번 뻥긋하지 않고도 영어 시험에서 100점을 맞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으니까요. r과 f 발음을 또렷하게 하는 친구를 보면 괜히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했고요. 이런 환경에서 영어를 접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어와는 작별을 고했을 거예요. 그러니 어쩌다 제가 영어 원서를 읽고, 영어 글쓰기를 연습한다고 하면, 아무리 “저 잘 못해요~”라고 해도 겸손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ㅎㅎ

실제로, 한국 성인의 평균 영어 학습 기간은 7.8년에 달하지만, 일상적인 영어 회화가 가능한 비율은 약 15%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어요. (출처: 2023년 YBM 한국TOEIC위원회). 이는 투입한 시간에 비해 실제 활용 능력 향상이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죠. 어쩌면 우리 세대의 출발점이 조금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래서, 10년 하면 영어를 잘하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글쎄요? “잘한다”는 기준이 워낙 주관적이잖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10년 전의 저보다는 훨씬 나아졌다는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거라는 믿음이 있고요. 중요한 건 ‘완벽한 잘함’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과정이니까요.

## 영어 실력, 정직한 계단을 오르다

흔히들 영어 실력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그래프가 아니라, 계단식으로 성장한다고 말해요. 정말 공감하는 말입니다! 한동안은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고, “나는 왜 발전이 없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죠. 이걸 학습 고원(Learning Plateau)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특히 중급 단계(CEFR 기준 B1-B2 레벨)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해요. 새로운 어휘나 문법 구조를 배워도 실제 사용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저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정말 선명한 계단이 보여요. * 탐색기 (약 3년): 다시 영어를 시작하며 이런저런 공부법을 시도했어요. 미드 쉐도잉, 영어 스터디, 전화 영어 등등… 정말 많은 방법을 기웃거렸죠. * 성장기 (약 3년): 어린이 영어 소설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읽어나가며 어휘를 익히고 문장 구조에 익숙해졌어요. 이때 실력이 한 단계 점프했던 것 같아요. * 정체기 (약 4년): “이 정도 했으면 더 잘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조급함에 오히려 발이 땅에 붙지 못하고 방황했어요. 더 빠르고 쉬운 길을 찾으려고 했죠. * 재도약기 (현재 약 1년~): 다시 기본으로 돌아와, 현재의 저를 인정하고 꾸준히 한 걸음씩 내딛고 있어요.

### 탐색기, 성장기, 그리고… 길고 길었던 정체기

정체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랄까요? 아마존 베스트셀러 영어 학습서를 잔뜩 사놓고 조금 보다 어렵거나 지루하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 일쑤였죠. “나를 단번에 업그레이드시켜 줄 마법 같은 책은 없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몰랐어요. 과거의 작은 성장을 만들어낸 건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그저 꾸준히 앉아 영어를 마주했던 시간들이었다는 것을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임계 질량(Critical Mass)’ 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도 해요.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는 거죠.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꾸준히 쌓인 노력이 어느 순간 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거죠.

마법은 없었다, 꾸준함이 답!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제가 했던 건,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그냥 다시 땅에 발을 딛는 거였죠. 힘 덜 들이고 더 높이, 더 멀리 가고 싶었던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했어요.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점을 발견하고 기뻐했고요. 중요한 건 메타인지(Metacognition), 즉 자신의 현재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어요.

## 삶의 굴곡과 함께한 영어 공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제 삶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모든 것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었죠. 그럴 때 영어는 저에게 일종의 ‘가능성의 영역’이었던 것 같아요. 노력하면 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이니까, 그게 작은 위안과 희망이 되었어요. 0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다시 1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2와 3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존재였죠.

삶의 그래프가 한없이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던 순간에도, 영어 공부의 끈만큼은 놓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있었기에 긴 정체기도 견뎌낼 수 있었겠죠?

### 0에서 1을 만드는 용기, 그리고 다시 땅을 딛다

처음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1과 2 사이, 그 미미한 간극을 넘어서는 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매일 꾸준히 하던 습관은 무너지고, 더 좋은 공부법만 찾아 헤맸죠. 아마 많은 분들이 이 구간에서 좌절감을 느끼실 거예요.

하지만 깨달았어요. 작은 성장을 만들어낸 건 결코 특별한 방법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지금 나의 실력을 정확히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영어를 마주하는 시간들이 필요했어요. 요행이 아닌 정직한 출발이 필요했던 거죠.

### 어제의 나보다 한 뼘 더: 작은 성장을 기뻐하기

다시 땅을 딛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기보다는 어제의 나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발전한 부분을 찾아내고 스스로를 칭찬해주기 시작했어요. 영어 일기를 쓰면서 어제는 틀렸던 문법을 오늘은 맞게 썼다거나, 예전에는 들리지 않던 단어가 오늘은 들린다거나 하는 아주 사소한 변화들이요! 그런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여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더라고요.

## 10년 후, 그리고 앞으로의 영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어를 곁에 뒀지만, 여전히 제 영어는 “아주 잘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워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비슷하실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이젠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년 전보다는 훨씬요! 그리고 지금도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답니다.” 라고요. ^^

### 여전히 성장 중! 현재 진행형의 영어

중요한 건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에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영어가 읽히고 들리고, 제가 써 내려가는 영어 문장이 조금씩 더 저를 닮아가는 것을 느껴요. 늘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 같지만, 뒤돌아보면 분명 한 계단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것이 바로 계단식 성장의 매력 아닐까요?

실제로 언어 습득 이론에서 ‘화석화(Fossilization)’ 현상을 경계하는데요, 특정 단계에서 오류가 고착되어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과 다양한 인풋, 그리고 실제 사용을 통한 아웃풋 연습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이 점을 항상 기억하려고 해요.

### 다음 층계를 향하여: 함께 걸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저만치 앞에 있는 다음 층계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 층계에 도달하기까지 또 어떤 탐색과 정체의 시간을 거칠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두렵지 않아요. 꾸준히 영어와 잘 지내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 각자의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혹시 지금 영어 공부의 정체기에서 힘들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그 시간은 결코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계단으로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과정일지도 몰라요! 우리 함께,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다음 층계를 향해 나아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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