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깨달은 아주 특별한 꿀팁, 아니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바로 ‘일본에서 영어 공부하기’인데요, 이게 또 의외의 장점이 어마어마하답니다. 특히 저처럼 영어에 자신감 바닥이셨던 분들이라면 더욱 귀가 솔깃하실 거예요!

일본 영어

영어? 쳐다보기도 싫었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영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사람이었어요. 학창 시절부터 영어 시간은 마치… 네, 수학 시간과 쌍벽을 이루는 공포의 대상이었죠. 남들은 못해서 콤플렉스라는데, 저는 그 수준을 넘어 “난 저 녀석이 싫어! 그래서 알려고도 안 할 거야!” 이런 배짱 두둑한 태도를 유지했답니다. 하하,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네요.

뜻밖의 계기: “영어 하는 중년”의 매력

그랬던 제가 마흔이라는 나이에, 그것도 일본 땅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계기는 정말 우연히 찾아왔어요. 한창 한국 아이돌들이 미국 시상식에서 유창하게 수상 소감을 말하고, 토크쇼에 출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던 때였죠. 그때 마침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 배우님이 골든 글로브를 수상하셨고, 자연스레 그분께 관심이 갔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신 걸 봤는데, 외국인들에게 스스럼없이 영어로 요리를 설명하시는 모습이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요! 갑자기 ‘영어 하는 중년’이라는 이미지가 제 마음에 확 꽂혔습니다.

일본에서 영어 공부를? 의외의 선택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일본어를 특별히 고통스럽게 공부한 것도 아닌데 20년 동안 꾸준히 쓰다 보니 지금은 일본인과 술술 대화가 가능해졌잖아요? ‘아, 이런 식으로 지금부터 20년 동안 영어를 어떻게든 붙잡고 있으면, 윤여정 선생님 나이가 되었을 땐 그래도 의사소통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어요. 그래서 덜컥, 일본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일본이라서 가능한 영어 자신감 충전 비법

자, 그럼 왜 하필 일본에서 영어 공부냐고요? 이게 정말 핵심인데요, 바로 ‘자신감’ 때문이에요!

동네 빵집 할머니의 50년 영어 사랑: ‘공부’가 아닌 ‘취미’로!

예전에 아들과 동네 빵집에 갔던 일이 떠올랐어요. 저희 동네 빵집은 특이하게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거든요. 아침 일찍부터 문 닫을 시간까지 어르신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세요. 그날도 옆 테이블에 한 할머니가 혼자 앉아 무언가를 새까맣게 쓰고 계셨죠. 마치 추억의 ‘빽빽이’처럼요! 저희가 한국말로 다음 달 여행 계획을 이야기하자, 할머니께서 말을 거셨어요.

“그건 어느 나라 말이에요?” “저희는 지금 한국말 하고 있어요.” “들어보니까 여행 가나 봐요? 인도네시아, 발리… 이런 말을 하던데.” “맞아요. 저희 발리로 여행 가요.” “근데 아이가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엄마가 가르쳐줬어요?” “네. 제가 어릴 때부터 애한테 한국어로 말해서 그냥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아유~ 세상에… 나는 50년 동안 이렇게 영어 공부 하고 있는데 말을 못 해요.”

할머니가 보여주신 노트에는 영어 단어가 빼곡했어요. “와, 영어 공부 하시는구나! 멋지세요!” 하니까 “아니에요~ 그냥 내 취미예요.” 하시더라고요. 그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래,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취미로 생각하면 되잖아?’ 뜨개질이나 꽃꽂이처럼,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하고 싶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 쉬면서 천천히 알아가는 거죠. 할머니는 말 한마디 못 한다고 하셨지만, 분명 즐거워 보이셨거든요.

온라인 영어 회화, 좌충우돌 첫걸음 (man? men? 실화냐고요!)

그 길로 당장 온라인 영어 회화에 가입했어요. 제 수준이 어느 정도였냐면, 처음 선생님께 손짓 발짓 섞어 겨우 질문한 게 ‘man’과 ‘men’의 차이였답니다. 네, 맞아요. 단수형과 복수형. 중학교 1학년, 아니 요즘은 초등학생도 알 법한 그 기본 지식조차 없던 거죠.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했어요. 그렇게 총 70시간, 10개월 동안 온라인 회화를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친구는 제가 10개월간 포기하지 않은 건 임신밖에 없다며 칭찬해 줬어요. ^^

오프라인 학원 도전: 심장이 쿵쾅쿵쾅!

온라인으로 조금 익숙해지니, 실제 사람들과 얼굴을 보고 대화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동네 영어 학원 체인점에 등록했죠. 그룹 레슨 첫날, 교실로 향하는 길은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자기소개 시간에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입을 뗄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내장이 파르르 떨리는 기분이었죠. 다행히 첫 수업에 저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분이 계셨는데, 문법 수준이 비슷해서 조금 안도했어요. 그런데! 일본 분들의 영어 발음은 제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결정적 순간: “You’re a super star!” 캐나다 선생님의 극찬

어느 날, 새로 온 캐나다 남자 튜터 노아와 단둘이 수업을 하게 됐어요. 예약한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운수대통한 날이었죠! 노아 선생님은 일본에 온 지 한 달 되었고,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우유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어요. 제가 “저는 영어 배운 지 1년 조금 됐어요.”라고 말하자, 노아 선생님은 정말 할리우드급 리액션을 보여줬어요!

“What?! 난 네가 10년 꾸준히 공부한 줄 알았어! 오… 마이 갓! 내 여자 친구가 중국인인데, 우린 10년 사귀었거든. 난 4년간 중국어를 공부했는데, 내 중국어보다 너의 영어가 월등히 잘해! 난 믿을 수가 없어. You’re a super star!”

세상에, 슈퍼스타라니요! 칭찬 학원이라도 다니시는 건지, 한참을 웃었답니다. 제가 아이가 있다고 하니 놀라고, 한국인이라니 또 놀라고, 일본어도 한다니 놀라고, 아이도 한국어와 일본어를 둘 다 한다니 또 한 번 놀라시더라고요. 단시간에 이렇게 많은 칭찬을 들으니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한국인 영어 발음, 일본에서는 ‘신의 한 수’?!

여기서부터가 진짜 중요한 포인트예요! 노아 선생님이 특히 제 ‘발음’을 엄청나게 칭찬해주셨거든요.

“스고이!” 일본인 친구들의 감탄사

노아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본에 처음 와서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을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했다고 해요. 너무 총체적 난국이라 고치려 들기보다는 본인이 알아듣기로 전략을 바꿨다고 (사실상 포기했다는 말 같았어요) 하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제 한국식 영어 발음을 들으니, 그야말로 너무 훌륭하게 들렸던 거죠!

이게 바로 일본에서 영어 공부를 하면 좋은 이유예요. 그룹 레슨을 할 때 제가 아무리 문법 실수를 해도, 일본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발음 하나만큼은 늘 칭찬을 받아요. 차례대로 문장을 읽다가 제 차례가 끝나면, 옆자리 일본 학생들이 작은 목소리로 “스고이…” (굉장하다…) 라며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요. 수업 끝나고 잠깐 잡담을 나눌 때도 “한국 사람들은 다 그렇게 영어를 잘해요? 발음이 어쩜 그래요?” 같은 질문을 꼭 받게 된답니다.

받침의 위력: 한국어의 숨겨진 영어 발음 강점

한국에서는 수많은 영어 교육 콘텐츠들이 ‘원어민 같은 발음’을 강조하며 우리 발음을 교정하려고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못 알아들을 정도로 발음이 나쁜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일본 분들 영어에 비하면 정말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어는 ‘받침’이 있는 언어라, 영어의 다양한 자음 마무리를 표현하는 데 훨씬 유리하더라고요. 일본어는 대부분 모음으로 끝나기 때문에 영어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get’을 ‘겟토(ゲット)’로, ‘book’을 ‘북쿠(ブック)’처럼 발음하는 식이죠. 그러니 우리가 ‘get’이나 ‘book’이라고 정확히 발음하면, 그 자체로 굉장히 명확하게 들리는 거예요.

자신감은 최고의 동기부여!

이렇게 일본인들 사이에서 발음으로 칭찬을 받다 보면, 스스로 ‘나 영어 꽤 잘하는데?’ 하는 착각 아닌 착각에 빠지게 돼요. 그리고 이 ‘착각’이 바로 영어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거죠! 잘한다, 잘한다 칭찬받아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법인데, 일본은 제게 그런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었어요. 이 자신감은 다시 영어 공부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거름이자 기폭제, 그리고 윤활유가 되어준답니다!

마무리: 지금, 일본에서 영어 공부 시작해 보세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일본에서 일본어를 배울 때보다, 일본에서 영어를 배울 때가 더 신나고 즐거웠으니까요!

빵집 할머니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

저는 요즘도 가끔 그 빵집에 들러 50년간 빽빽이로 영어 공부를 하셨던 할머니를 찾곤 해요. 세상이 이렇게 좋아져서 전화 영어, 화상 영어, AI 영어 선생님도 있고, 언제든 네이티브와 대화할 수 있는 카페도 있다고, 더 재미있게 회화 공부를 하실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통 다시 뵐 수가 없네요. 어르신들 말씀 들어보면 (제가 대화에 참여한 건 아니고 거의 도청에 가깝지만요) 하루아침에 건강이 나빠지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셔서 걱정이에요. 부디 건강하게, 어쩌면 영어 실력을 발휘하러 유학이라도 가신 거면 좋겠네요!

영어,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세요!

혹시 저처럼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리고 마침 일본에 계시거나 일본 생활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한번 영어 공부에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엄청난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여러분의 즐거운 영어 공부를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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