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영어, 특히 미국 영어를 마주할 때면 심장이 괜히 두근거리고 입이 잘 안 떨어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신가요? 마치 눈앞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겪었던 영어 울렁증과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소소한 방법들을 나눠보려고 해요. 분명 도움이 되실 거예요! ^^

영어 울렁증, 너도나도 겪는 그 이름!
영어 울렁증이라는 말, 참 많이 듣죠? 저에게도 이 울렁증이 찾아왔던 순간들이 있었답니다. 처음에는 그게 울렁증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래’라고만 생각했죠.
스타벅스에서 시작된 나의 울렁증
때는 2025년 5월 6일, 제가 미국에 이민 온 지 1년이 채 안 됐을 때였어요. 스타벅스에서 커피 주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하고 자신만만하게 들어갔답니다. 남편이 알려준 “Can I get an Iced Vanilla Latte?”를 똑똑히 말했죠. 제 머릿속 시나리오는 직원이 사이즈를 물어보는 거였는데, 현실은 달랐어요.
“아임쒀리 롸잇나우.. 우쥬라잇블라블라블라?”
네? 사이즈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당황해서 “쒀리..? 캔유리핏댓?”이라고 되물었더니, 직원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다시 말했어요. “롸. 잇. 나. 우, 블라블라 out of whole milk, 블라블라 블라블라.” 아, 우유가 다 떨어졌다는 말 같은데… 왜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걸까요? 얼굴이 확 달아오르면서 그냥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직원이 다른 걸 권하는 듯한 말투에 “Yes! it sounds good!”이라고 해버렸어요. 결국 어떤 대체 우유가 들어간 아이스 라테를 들고 나오면서 생각했죠. ‘정말 별일 아닌데, 왜 이렇게 주눅이 들었을까?’
마트에서도 겪었던 아찔한 순간
마트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물건을 계산하는데 직원 아저씨가 웃으며 말을 걸더라고요. 평소처럼 “How are you?”인 줄 알고 “I am good, and you?” 신공을 발휘하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쉘라쉘라 다른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또 긴장해서 일단 “굿! 예쓰!”하고 대답했는데, 옆에 있던 남편이 황급히 “Oh, no no, sorry, that’s fine”이라고 정정해줬어요. 알고 보니 지역 사회에 기부할 거냐는 질문이었더라고요. 흑흑.
왜 나만 이렇게 영어가 어려울까?
듣기 평가 테이프 속 영어는 다 들리는데, 왜 실제 상황에서는 이렇게 바보가 될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영어 잘하는 사람 = 똑똑한 사람’이라는 무의식적인 공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남들 눈에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오히려 저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던 거죠. 다른 언어, 예를 들어 일본 여행 가서 어설픈 일본어를 할 때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거든요. 유독 영어에만 엄격했던 거예요, 제가.
결정적 실수,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
이런 저에게 정말 아찔했던, 하지만 큰 깨달음을 준 사건이 있었어요. 바로 영주권 인터뷰에서였죠.
영주권 인터뷰 대참사?!
코로나 시기라 먼 지역까지 가서 새벽부터 인터뷰를 봤어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심사관을 만났는데, 다행히 친절한 분이셨죠. 대부분의 질문은 잘 알아듣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심사관이 ‘Community’와 ‘Party’라는 단어를 쓰며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제 귀에는 그렇게 들렸어요!) 순간 ‘아, 내가 지역사회 커뮤니티에 잘 소속될 수 있는지를 묻나 보다!’라고 혼자 착각하고 세상 자신감 넘치게 “Yes! of course!”를 외쳤습니다.
심사관은 당황한 듯 눈동자를 굴리더니 작은 한숨을 쉬고는 질문을 다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려 했어요. 그때! 또 예스라고 하려던 저를 남편이 한국말로 조용히 제지했죠. “공산당(Communist Party)과 관련 있거나 가입한 적 있냐고 묻잖아!” 세상에, 정말 등골이 오싹했어요. 바로 “No no no, of course not!”이라고 정정했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죠.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물어보자!”
이 사건 이후로 정말 크게 배웠어요. 못 알아들었는데 아는 척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그래서 그 후로는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꼭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So, you’re asking if [내가 이해한 내용], right?” 이런 식으로요.
그 후, 나의 꾸준한 노력들
영주권 사건 이후로도 저의 영어 정복기는 계속되었어요.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원격 수업이라 사람들과의 실제적인 소통은 여전히 부족했죠.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봤어요!
영어 울렁증 극복, 이렇게 연습했어요!
제가 직접 해보고 효과를 봤던 방법들을 공유할게요. 거창하진 않지만 꾸준히 하면 분명 변화가 있을 거예요!
미드와 함께라면 즐겁게!
미국 드라마는 정말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에요. 저는 <프렌즈>를 총 두 번 정주행했어요. 처음엔 한글 자막을 켜고, 두 번째엔 영어 자막으로, 나중엔 자막 없이 보려고 노력했죠. <프렌즈>는 생각보다 말이 빠르지 않아서 초보자가 보기에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섹스 앤 더 시티>, <모던 패밀리>, <길모어 걸즈>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프렌즈>와 <섹스 앤 더 시티>는 제가 상상했던 미국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최애 드라마랍니다! 일상생활 표현을 익히는 데 이만한 게 없어요.
플랫폼 활용은 필수!
요즘엔 정말 좋은 플랫폼들이 많아요! 저는 <캠블리(Cambly)>와 <링글(Ringle)>을 이용해서 원어민과 대화 연습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 캠블리: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가끔 튜터들이 시간만 때우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다양한 국적의 튜터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통 15분, 30분 단위로 예약해서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말하는 연습을 했어요. * 링글: 대화 주제나 관련 아티클 자료를 미리 제공해줘서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했어요. 다만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죠. 저는 특히 회사 인터뷰를 앞두고 링글을 통해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교정받고 모의 인터뷰 연습을 했는데,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면접관의 피드백처럼 자세하게 코칭해주는 시스템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라는 플랫폼도 정말 유용해요!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찾을 수 있는데, 저는 주로 디자인이나 책 관련 밋업에 참여했어요. 줌(Zoom)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도 적었고요. 는 멘토링 플랫폼인데, 주로 디자이너들이 많아서 포트폴리오 리뷰나 업계 조언을 얻기에 정말 좋아요. 여기서 만난 멘토들과 이야기하면서 실전 영어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영어 원서, 함께 읽으니 술술~
혼자 영어 원서를 읽으면 진도가 잘 안 나가잖아요? 그래서 저는 북클럽에 가입했어요. 지금은 <나란>이라는 북클럽에서 활동 중인데, 상대적으로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흥미를 붙일 수 있었어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Animal Farm)>처럼 너무 길지 않고 내용도 흥미로운 책들이 시작하기에 좋더라고요. 한 달에 한 권 정도 목표를 잡고,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만나서 영어로 토론하는데, 이게 어휘력 향상뿐 아니라 생각보다 스피킹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토스트매스터즈(Toastmasters), 자신감 UP!
이건 정말 강추하는 활동인데요! 토스트매스터즈는 공개 연설(Public Speaking)과 리더십 스킬을 개발하도록 돕는 비영리 국제 조직이에요. 1924년에 미국에서 시작돼서 지금은 전 세계에 수많은 클럽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미국인들도 대중 앞에서 말하는 걸 어려워하고 연습한다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지역마다 클럽이 있고,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임을 가져요. 저는 회사 내 클럽에 가입해서 활동 중인데, 준비된 연설, 즉흥 연설, 다른 사람의 연설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서 영어로 조리 있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정말 떨렸는데, 몇 번 하다 보니 확실히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지금도 노력 중! 그리고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솔직히 지금도 영어로 말할 때는 긴장돼요. 특히 중요한 미팅 전에는 할 말을 미리 정리해두지 않으면 여전히 떨린답니다. 하지만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
혹시 지금 영어 때문에 주눅 들어 있다면, 과거의 저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당신에게도 해주고 싶어요. “너무 자신을 몰아세우지 마세요. 당신은 분명 나중에 아주 잘하게 될 거예요. 조금 더 마음 편안히 현재를 즐기면서 해보세요. 사람들은 당신 생각보다 당신을 그렇게 많이 평가하지 않아요.”
꾸준히 노력하는 시간들이 쌓여서 분명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거예요. 우리 같이 파이팅 해요!